[re] 전통적 토미즘, 신토미즘, 초월적 토미즘의 연관성

박승찬 2003.03.03 15:47 조회 수 : 16389 추천:3

작성일시 - 2002년 11월 06일 수요일 오전 11시 06분


전통적 토미즘이란 일반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1224/5-1274)의 사후 그의 사상을 추종하고 있던 토마스 학파의 사상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현대의 철학자들에게 적용될 때는 토마스의 텍스트 원전에 의존해서 그 사상을 가능한 한 토마스의 본래 의도에 적합하게 복구하려고 시도하는 학자들을 뜻합니다.

신토미즘이란 교황 레오 13세가 1879년 8월 4일에 반포한 회칙 〈Aeterni Patris〉(영원하신 아버지) 이후에 발달된 토미즘을 뜻합니다. 이 회칙 반포된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근대 이후 서구 사상을 주도해 왔던 합리주의와 실증주의는 19세기 후반에 들어 서구 세계 전체에 총체적 위기를 초래했다. 쇼펜하우어, 니체, 포이에르바흐 등의 등장으로 근대를 사로잡고 있던 진보적 진화주의와 낙천주의는 더 이상 자명한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가톨릭 교수들은 일반적으로 변화된 상황이 제기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서 방향성을 잃고, 스콜라 철학과 데카르트 철학 및 독일 관념주의 철학을 무비판적으로 혼합하는 절충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준합리주의와 맹목적인 신앙주의를 배격했던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이어받은 교황 레오 13세는 침체되어 가던 가톨릭 사상에 새로운 자극을 줄 만한 깊이있는 사상 체계를 찾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사제들을 올바르고 효과적으로 양성하며, 가톨릭 세계에 철학과 신학의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일반 과학과 예술을 증진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진정한 그리스도교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필요한 사상 체계를 찾기 위해 가톨릭 사상사를 면밀히 검토했다. 드디어 이성과 신앙, 철학과 신학 사이에 그 어느 것도 격하시키지 않고 조화롭게 종합시켜 웅장한 체계를 이룬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 안에서 이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사상을 발견했다. 따라서 그는  마침내 회칙 <영원하신 아버지>를 반포하고 '중세 사상, 특히 성 토마스 사상에로의 복귀'를 호소하게 되었다."(박승찬, "영원하신 아버지", 가톨릭대사전 9권) - 보다 상세한 내용 (본 홈페이지 data->기타논문->4. 영원하신 아버지 참조)

  질문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초월적 토미즘은 이 신토미즘의 일파로서 금세기 전반부에 대단히 유행했던 철학적인 경향입니다. 이 경향을 따르는 철학자들은 무엇보다도 존재와 사물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사물의 인식을 함께 규정하며, 즉 그는 항상 자기 자신의 세계로부터 출발하면서만 사물의 존재에 대해 질문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가 하는 것처럼) 사물을 지향하는 방법이 객관적인 확실성을 도모하기 위해 형이상학적인 인식을 항상 실제에 소급결합하면, 초월적인 방법의 반성은 우리 인식의 주관적인 연결들로 되돌아 갑니다. 이런 입장에 따르면 마침내 형이상학은 메타-인간학(Meta-Anthropologie)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초월에 대한 유일한 통로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조는 역사적으로 마레샬(J. Mar chal SJ)[72]에게서 시작했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토마스 주의자들의 방식과 병행해서 칸트의 초월적인 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통해서 토마스주의적인 형이상학을 쇄신하기를 바랬습니다. 여기에는 유명한 신학자와 철학자인 칼 라너, 로너간, 로츠 등이 속합니다. 이런 경향을 띤 코레트는 마레샬을 넘어서서 초월주의를 철학적인 반성에 유일하게 적용가능한 방법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 토미스트를 자처하는 이들은 이 초월적인 방법을 거부합니다. 그 거부의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칸트까지, 적어도 데카르트까지는 이 방법이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면 과거의 위대한 형이상학자들의 견해도 불완전한 것으로 규정되거나 옳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어야만 하지 않는가? 더욱이 자연과학이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물질적인 실제들에 대해 참된 견해를 내놓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우리 인식의 주관적인 요소들에 대한 반성은 가능하기도 하고 필수적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우리 인식을 내재적으로(intrinsece) 규정하는 조건은 아니다. 모든 반성은 명확하게 주어진 것이 참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거기서는 존재자의 인식가능성 뿐만 아니라 존재자와 사고능력 사이의 조화도 존재하다는 사실을 포함한다. 앞으로 존재자에 대한 이 객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해석이 세밀하게 증명될 것이다. 마침내 주목해야 할 것은 토마스의 형이상학이 대상적인 실제를 주체성에 대당되는 것으로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자 자체를, 따라서 인간적인 현존재도 또한 그것이 한 존재자라는 점에서 탐구한다는 사실이다. 형이상학적인 존재인식은 실제의 구체적인 경험, 우주 또는 인간 현존재의 경험에 의해서 필연적인 방식으로 지지될 뿐만 아니라, 동반되기도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형이상학은 이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자들 안에서 그 존재를 탐색하고 발견한다. "존재 자체는 인간 존재보다 더 우월하다." "왜냐하면 존재는 모든 개별적인 존재자와 비교 속에서 우위에 서있고 이것은 [유(類)로서의] 동물이 인간에 대해서 우위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엘더스, 토마스 아퀴나스의 형이상학, pp.20-21)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초월적 토미즘은 특히 현대 신학의 발전(예를 들어 칼 라너의 '인간학적 전환')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그 제약성을 고려하더라도, 형이상학의 근거에 대해 물어가는 자세와 질문제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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