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가우닐로의 반박에 대한 안셀무스의 답변

박승찬 2003.03.03 15:45 조회 수 : 14321 추천:3

작성일시 - 2002년 11월 06일 수요일 오전 10시 47분


안셀무스가 논증을 시작할 때는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긍정은 상관하지 않고 일단 신(그것보다 더 큰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어떤 것=X)이란 용어를 들었을 때의 이해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이런 이해를 토대로 지성 안에 이해된 내용이 존재하는 것, 그리고 이 내용이 모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실제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프로슬로기온' 제2장의 내용입니다.

이렇게 실제로 존재하는 X가 만일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X가 아니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는 생각될 수조차 없는 '필연적인 존재'라는 사실의 증명이 제3장에서 이루어졌지요.

이 증명과정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가우닐로의 답변에 대해서 안셀무스가 필연적 존재라는 것을 언급한 것은 처음에 논증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과 모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에 첨부하는 내용들을 참고해 보세요.


『프로슬로기온』 제2장에는 다음과 같은 논증이 나온다.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이라 규정할 수 있고 하느님의 실존을 부인하는 사람도 이 설명을 인정할 수 있다면, 그와 동시에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의 실재 자체가 <생각되기만 하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더 완전한 것이라는 사실을 동의한다면, 그가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 된다.
안셀무스가 이 논증으로 하느님의 실존 문제를 순수하게 이성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엶으로써, 이후 이 문제는 가치론적인 질문체계에서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아울러 하느님 속성에 대한 일련의 설명에서도 빠지지 않는 소재가 되었다.『프로슬로기온』의 제3장은 이 기본틀에 따라 계속 나아간다. <필연적인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우연적으로 존재함으로써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어떤 것>보다 더욱 완전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이 만일 우연적인 존재라면, 우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서 아직도 더욱 완전한 것, 즉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생각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은 우연적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존재해야만 한다.
안셀무스는 생존시에 자신의 논증에 대해 함께 토론할 만한 가치를 지닌 반대자, 가우닐로 수사를 만났다. 이 수사는 그의 증명이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을 최고로 상승시킨 모든 경우, 예를 들어 풍요로 가득 차 있는 황금 섬과 같은 경우에 전이될 수 있으리라고 안셀무스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셀무스는 최고로 가지적(可知的)인 summum cogitabile 이데아는 경험적인 이데아-시작과 끝이 있고 한정된-와는 다른 것이며, 자신의 논증과정은 이 절대적인 이데아에만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만일 당신의 사라진 섬이 내 논증을 적용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면, 나는 그 사라진 섬을 찾아서 당신에게 줄 것이고, 당신은 그것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저자의 답변』, 제3장)라고 답함으로써 자신의 논증과 가우닐로가 제시한 예의 차이를 뚜렷이 밝혔다. 이로써 안셀무스는 자신이 단순한 생각과 실제 사이의 구분에 숙달해 있음을 명확히 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한 작업의 동기에 대해서도 암시했다. 안셀무스에 따르면 하느님은 더 이상 사실상 존재하고 있는 최고의 주님과 같이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그분의 통치는 모든 생각하는 존재가 그분에 대해서 숙고하기만 하더라도 잃어버릴 수 없이 그분을 자기 자신 안에서 발견한다는 점에서 드러나야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제 홈페이지 Data -> 중세철학 일반 -> 10. 안셀무스의 '모놀로기온 & 프로슬로기온' 내의

(3) 중세-프로슬로기온 해제(일부) 337-362쪽

(4) 중세-신존재증명 183-192쪽

을 참조하세요.

가우닐로의 반박에 대한 안셀무스의 답변
(III.) 그러나 그대는, 그 풍요로움에서 모든 지역을 능가하고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찾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나 불가능성 때문에 <사라진 섬>이라고 불리는 대양의 어떤 섬이 언어로 묘사될 때, 그것을 쉽게 이해한다는 이유로 어떤 사람이 그 섬이 실제로 정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나의 논증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나는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데, 누가 나에게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 이외에 나의 이 논증의 연쇄가 적용될 수 있는 어떤 것 cui aptare valeat connexionem huius meae argumentationis이 실제로 또는 사고 상만으로도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면, 나는 사라진 섬을 찾아서 더 이상 사라지지 않을 그 섬을 그에게 줄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이 그렇게 확실한 진리를 근거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생각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제 명백해진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즉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어떤 사람이 저것이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가 이것을 생각할 때,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을 생각하거나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가 [그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그가 생각하지 않는 대상의 존재하지 않음조차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그것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 조차할 수 없는 어떤 대상을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 있으려면, 처음과 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생각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 없는 어떤 대상을 생각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이것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지 않다면 생각될 수 없는 대상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생각될 수 없다.

이 내용에 대한 해설은 번역서 259-260쪽의 각주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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